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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두근두근

해외여행을 떠나는 당신, 시차 걱정은 안 하나요?
게시글 날짜 : 2018.09.07

내게 익숙한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나 다른 시공간에 몸을 담그는 일, 그렇게 떠나기 전과 조금은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오는 일. 해외여행은 언제나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부푼 기대를 안고 떠난 여행의 방해요소가 있다. 이름하여 시차증, 평소 익숙한 시간대에서 다른 시간대로 급격히 이동하며 몸 안의 생체시계가 혼란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큰마음 먹고 떠난 여행인데 종일 좀비처럼 돌아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시차증을 빨리 떨쳐내고 여행의 순간순간을 맨정신으로 만끽하자.


메인

● 시차증이 뭐길래

“여행이란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시차를 겪다가 오는 일종의 경험”이다. 한 시인의 말이다.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시차 적응이 안 돼서 낮부터 졸리다며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우리 몸은 24시간에 맞춰 생활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어 낮 12시에 배가 꼬르륵거리고 밤 11시면 눈이 감긴다. 이 프로그래밍이 깨지는 순간이 있는데, 높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장거리 비행을 할 때다. 다른 말로 ‘시차증’, 평소 생활 시간대에서 다른 시간대로 이동하며 신체리듬을 관장하는 생체시계에 버퍼링이 걸린 것이다.
시차증은 시차가 4~5시간 이상일 때 생긴다. 이동거리가 멀수록 심해진다. 대개 피로감,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 식욕저하를 동반한다. 시차증은 몸이 현지 시간에 적응하며 서서히 나아진다. 문제는 시차 적응을 마칠 즈음이면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유럽, 아프리카 등 서쪽으로 여행할 경우에는 최소 2일간, 미국이나 캐나다 등 동쪽으로 갈 경우에는 최소 3일간 시차증을 겪는다. 시차 적응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에 여행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차증이 뭐길래

● 몸은 한국, 시간은 현지 맞춤형

해외 원정경기를 떠난 운동선수들은 경기 전 현지 적응시간을 가진다. 10시간의 시차가 있는 곳에서 경기를 한다면 현지에 최소 10일 전 도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시차가 4~5시간 이상인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면 몸이 갑자기 바뀐 시간대에 당황하지 않도록 여행 전부터 신체리듬을 조절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휴대폰 ‘세계 시계’에 여행지를 등록하고 생활 패턴을 맞춰나가는 것. 출발 3일 전부터는 현지와 비슷한 시간에 먹고 자는 것이 좋다. 현지와 우리나라의 시차가 크다면 시간을 조금씩 조절할 것.
시차는 출발지를 기준으로 서쪽으로 가는지 동쪽으로 가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서쪽으로 갈수록 하루가 늦어지고 동쪽으로 갈수록 하루가 빨라진다. 따라서 전자라면 평소보다 30분씩 늦게 자고, 후자라면 30분씩 일찍 자는 연습을 하자.


몸은 한국, 시간은 현지 맞춤형

● 알코올, 기내에서만큼은 우리 잠시 헤어져

시차 적응은 기내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비행기 탑승 후 시계를 도착지 시간에 맞추자. 시계를 볼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현지 시간에 익숙해진다. 단 비행기를 갈아탈 경우에는 마지막 비행기 탑승 게이트를 통과한 후에 현지 시간으로 맞춘다.
기내에서 가장 가까이 두어야 할 것은 물이다. 비행 중에는 6시간마다 최소 1ℓ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물은 시차증으로 인한 두통을 예방한다. 영국항공 고객 서비스 매니저는 기내에서 1.5ℓ의 물을 마신다고 한다. 물에 발포 비타민을 타서 마신다면 수분 섭취와 피로 예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카페인이 든 커피나 알코올과는 잠시 이별하자.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숙면을 방해하고 시차 적응에 악영향을 준다. 무료 맥주의 유혹을 어찌 뿌리치겠느냐마는 높은 고도에서 섭취하는 알코올은 탈수 증세를 유발한다. 정 마시고 싶다면 기내식을 먹으며 곁들이는 정도가 최선이다.
기내에서 할 일은 비행기 출발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 이른 아침이나 오전에 출발하는 장거리 비행편이라면 바로 잠을 자는 것이 좋다. 현지 시각에 맞춰 잠을 자겠다고 졸음을 억지로 참을 수도 있는데, 기내에서는 졸릴 때마다 쪽잠을 자주 자는 편이 낫다. 오후나 저녁 출발 비행기를 탄다면 기내 영화를 보고, 여행 스케줄을 점검하고, 책이나 잡지를 읽으며 깨어 있다가 현지 시간에 맞춰 몸을 수면 모드로 바꾼다. 휴대폰이나 노트북PC는 끄고, 목베개나 안대, 귀마개를 쓰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기내에서는 산소량이 떨어져 피로감이 들고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니 피가 하체에 쏠리게 된다. 이때 가벼운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앉은 채 발목을 위로 올렸다 내리는 동작은 부종을 줄이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알코올, 기내에서만큼은 우리 잠시 헤어져1
알코올, 기내에서만큼은 우리 잠시 헤어져2

● 햇볕은 쨍쨍 정신은 반짝

현지에서 시차증을 조금이라도 빨리 극복하는 방법은? 첫째도 햇볕, 둘째도 햇볕이다. 햇볕 쬐기는 생체시계를 현지에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햇살은 신체기능을 깨워 각성 상태를 유지시키고, 몸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수면-각성 주기를 조율하기 때문이다. 햇빛에서 나오는 비타민D는 몸 안에 쌓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피로 해소를 돕는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아침에 숙소 밖을 산책하거나 낮에 야외 일정을 잡자. 밖에 나갈 수 없다면 숙소 창가나 테라스에서 해바라기를 해도 좋다. 슬픈 일이지만 여행지 날씨가 연신 흐리다면 객실 조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지 맛집 순례는 여행의 즐거움이지만 과식은 금물. 식사는 조금씩 자주, 차나 술을 마실 때 물도 함께 마시는 것이 기본이다. 체리와 생강은 시차증으로 생긴 불면증에 탁월한 효과를 낸다. 두 음식 모두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 체리주스 250㎖를 하루 2잔 혹은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면 수면의 질이 향상된다.


햇볕은 쨍쨍 정신은 반짝1
햇볕은 쨍쨍 정신은 반짝2

● 조금씩 천천히 일상으로

시차는 한국에 돌아와서가 더 큰 문제다. 귀국 후 우리에겐 돌아갈 일상생활이 있으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아올 때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올 때보다 시차 적응이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올 때보다 영국에서 한국으로 올 때 시차증이 더 심하다는 이야기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시차적응이 어려운 건 매한가지다. 우리나라 기준 동쪽 나라에서 돌아왔다면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질 것이다. 반대로 서쪽 나라에서 귀국했다면 자정을 넘겨서까지 잠이 안 오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귀국하자마자 한국 시간을 칼같이 따르는 것은 신체에 무리가 간다. 2~3일의 여유를 두고 자국의 일상 리듬을 되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2시간씩 점진적으로 한국에서의 수면시간, 식사시간으로 돌아가자. 낮에 햇볕을 쬐고, 잠들기 전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알코올을 피하는 등 기본만 지켜도 시차증 극복이 한결 쉬워진다.


조금씩 천천히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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